오늘은 프랑스 와인의 5대 샤토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프랑스 남서부 보르도 지방은 대서양 연안에 자리 잡고 있어, 이 바다의 영향으로 비가 많이 내리는 곳입니다. 보르도는 명품 와인의 산지로 유명하며, 해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에 대한 평가가 언제나 화제입니다. 그런 보르도 와인 중에서 정점에 군림하는 것이 바로 ‘5대 샤토’입니다. 보르도의 최상위 샤토는 오랜 역사를 거치며 와인을 만드는 기술을 끊임없이 발전시켜 왔습니다. 그 결과로 기후가 좋지 않았던 해에도 최첨단 기술로 세계 최고 수준의 와인을 생산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5대 샤토란?
‘샤토’는 프랑스 보르도 지방에서 포도밭을 소유하고 포도 재배에서 병에 넣는 단계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와인을 제조하는 와인 생산자를 가리킵니다. ‘Chateau(샤토)’는 프랑스어로 성을 의미하고, 한때는 성처럼 큰 양조장에서 와인을 제조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게 불립니다. 18세기 무렵엔 샤토끼리 와인의 품질을 경쟁하게 되어 고품질 와인이 만들어지게 되었습니다. 이 샤토들 중에서 제1급의 보르도 와인을 제조하는 5개의 샤토(양조장)을 5대 샤토라고 부릅니다. 처음 1855년 등급제도 제정 당시 1급 칭호가 주어진 것은 샤토 라피트 로스차일드, 샤토 마고, 샤토 라투르, 샤토 오 브리온의 4샤토입니다. 그 후, 1973년에 샤토 무톤 로스차일드가 1급으로 승격을 이루고, 이들 5개 샤토를 ‘5대 샤토’라고 부릅니다.
5대 샤토 탐구
1. 5대 샤토의 유래와 역사
프랑스 나폴레옹 3세는 1855년 파리 만국박람회를 개최하면서 프랑스 와인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 와인 등급제가 있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세계 최고의 와인 생산 및 수출국의 입지를 더 공고히 다지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생각한 나폴레옹 3세는 보르도 상공회의소에 와인 등급제를 기획하고 실시하도록 합니다. 당시 보르도 메독 지구에는 약 500개의 샤토가 있었지만, 그중 상위 61개의 샤토(샤토 오 브리옹은 유일하게 그라브 지구)만 그랑 크뤼로 선정하고 1급~5급의 5개 계급을 붙입니다. 그보다 아래 등급의 샤토는 크뤼 부르주아 등급이라고 합니다. 1급은 5 곳, 2급, 3급은 각각 14곳, 4급은 10곳, 5급은 18곳으로 되어 있으며, 등급으로는 2급 이하일지라도 실제 등급보다 높은 평가를 얻는 ‘슈퍼 세컨드’라고 불리는 샤토도 있습니다.
2. 5대 샤토 와인의 특징
■ 샤토 라피트 로쉴드 Château Lafite Rothschild
포이악 마을에 자리 잡고 있으며, 1855년의 등급이 매겨질 때 5대 샤토 중에서도 가장 비싸게 거래되었던 와인입니다. 지금도 5대 샤토의 선두에 서 있는 와인입니다. 프랑스 왕궁에서도 마셨으며, 보르도의 진수라고도 할 수 있는 궁극의 우아함과 기품을 구현하고 있습니다. 젊은 빈티지조차도 손에 넣기 힘들 정도로 귀한 와인으로 유명합니다.
■ 샤토 라투르 Château Latour
포이악에서 지금은 모든 샤토가 품질이 안정적이지만, 그렇지 않았던 아주 예전부터도 라투르는 나쁜 해에도 흠잡을 게 없는 와인을 만드는 것으로 유명했습니다. 5대 와인 중에 가장 숙성을 느리고 오래 합니다. 오너는 프랑수아 피노이며 구찌나 입생로랑 등 럭셔리 브랜드를 산하에 가진 기업의 총수입니다.
■ 샤토 마고 Château Margaux
1855년 평가 당시 시음에서 20점 만점을 유일하게 받은 곳으로, 그랑 크뤼 중에서 가장 여성적인 와인입니다. 섬세하고 화려한 향기, 우아한 질감을 지닌 와인으로 정평이 나 있어서 ‘와인의 여왕’이라 불립니다. 세계적인 대문호 헤밍웨이가 이 와인을 너무 사랑해서 손녀의 이름을 마고로 지은 것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샤토도 매우 아름답고 5대 샤토 중 제일가는 촬영 명소입니다.
■ 샤토 오-브리옹 Château Haut-Brion
메독 등급으로 유일하게 그라브 지구의 페삭 레오냥에 위치한 샤토입니다. 본래는 등급 대상 외의 장소에서 선택될 정도로 당시에도 매우 훌륭한 와인을 생산하는 샤토입니다. 세세한 질감과 복잡한 향기, 그리도 제대로 구조를 갖춘 웅장한 와인 스타일을 구사합니다. 화이트 와인도 엄청난 품질을 자랑하며, 이처럼 고급 레드와 화이트 와인을 둘 다 생산하는 곳은 세계적으로도 드뭅니다.
■ 샤토 무통 로쉴드 Château Mouton Rothschild
1855년의 등급에서는 2등급이었지만, 그 후 1973년에 1급으로 승격을 이룬 곳입니다. 포이악에 자리 잡고 있으며, 1945년부터 달리나 샤갈 등 유명 아티스트에게 매년 아트 라벨을 맡기기 때문에 수집가도 많습니다. 1급으로 승격한 1973년은 피카소가 그 라벨을 그렸습니다. 와인은 물론 훌륭하지만, 마케팅 능력도 매우 뛰어납니다.
3. 세컨드 라벨 와인
세컨드 라벨(세컨드 와인)이란?
퍼스트 라벨에서 사용되지 않은 포도를 사용하여 만드는 와인입니다. 또한 퍼스트 라벨은 가장 품질이 좋은 포도를 사용하여 만드는 와인입니다. 5 대 샤토에는 각각 유명 상표가 다른 두 번째 라벨이 있습니다. 퍼스트 라벨과 같은 환경에서 만들어진 젊은 수령의 포도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퍼스트 라벨에 가까운 맛이 될 수는 없지만 여전히 분위기와 느낌이 비슷합니다. 장기 숙성이 필요한 퍼스트 라벨보다 빨리 즐겨 퍼스트 라벨에 비해 합리적이고 구하기 쉽습니다.
5대 샤토의 세컨드 라벨 와인
■ 까뤼아데 드 라피트(Carruades de Lafite)
샤토 라피트 로쉴드(Ch teau Lafite Rothschild)의 세컨드 라벨로, 샤토 인근 ‘Carruades’라는 언덕에 있던 한 포도밭을 1845년 구입하여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라피트를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고전적인 스타일을 훌륭하게 표현한 것이 일품인 와인입니다.
■ 파비용 루주 뒤 샤토 마르고(Pavillon Rouge du Château Margaux)
샤토 마르고의 세컨드 라벨로, 샤토 마고의 섬세한 성숙 기법으로 만든 세컨드 라벨입니다. 퍼스트 와인과 풍미가 비슷하며, 기가 막힐 정도로 부드러운 타닌과 관능적이고 섬세한 과일 맛이 일품입니다.
■ 레 포르 드 라투르(Les Forts de Latour)
샤토 라투르의 세컨드 라벨이지만 와인의 품질은 세컨드 라벨 수준을 넘었다고 평가될 정도로 뛰어납니다. 퍼스트 와인과는 다른 구획에서 만들어지는 또 하나의 라투르이며 1등급에 견줄 정도라 가격은 그다지 저렴하지 않습니다.
■ 르 클라랑스 드 오 브리옹(Le Clarence de Haut-Brion)
샤토 오 브리옹의 세컨드 라벨로, 퍼스트와 같은 밭의 포도를 사용한 것이 장점입니다. 샤토 오-브리옹의 우아함을 가성비 있게 즐길 수 있으며, 부드럽고 원숙한 풍미, 아름다운 균형, 섬세함,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 르 쁘띠 무통 드 무통 로쉴드(Le petit Mouton de Mouton-Rothschild)
샤토 무통 로쉴드의 세컨드 라벨 와인으로, 퍼스트 라벨보다 구하기 어렵다고 하는 귀한 와인입니다. 세컨드 와인이면서 숙성을 거듭해, 깊이나 향기, 풍미가 복잡하게 늘어나는 잠재력이 매우 높은 와인입니다.
5대 샤토, 지금과 앞으로의 미래
신세계 와인의 대두와 토착 품종으로의 회귀, 로제 와인의 세계적 붐과 오렌지 와인의 출현 등 와인 트렌드는 계속해서 변화해 갑니다. 하지만 클래식 보르도 와인 매출이 큰 고전을 면치 못할 때도 5대 샤토 와인은 그러한 시장 트렌드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았습니다. 또, 경기 상황이 좋지 않아도, 병 1개의 가격이 최소 100만 원 이상으로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로부터 주문이 끊임이 없습니다. 5대 샤토는 연간 약 20만 개 가까운 대규모 생산량을 자랑하는데 고품질 와인이면서 대규모로 생산하는 것은 대단하다 못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왜냐하면 일반적으로 고가의 고급 와인은 소량 생산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5대 샤토는 오랫동안, 고품질, 고가격의 와인을 대량으로 안정적으로 생산하고 있으며 합리적인 소비자들을 위해 세컨드 라벨, 심지어 서드(third) 라벨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저도 언젠가는 꼭 5대 샤토 와인 전부를 시음해 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