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요즘 같은 가을에 마시기 좋은 레드 와인입니다. 이탈리아 와인의 대표 포도 품종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산도가 높아서 한 모금 마시면 입안에 신선함이 가득 맴돕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현재 이탈리아에서 재배면적 1위에 당당히 올라와 있는 이 대세 포도 품종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목차
산지오베제(Sangiovese)란?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이탈리아 중앙부에 있는 토스카나 지방이 원산의 적포도 품종입니다. 이탈리아 전역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으며, 특히 토스카나 지방을 대표하는 키안티(Chianti),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classico)의 주요 품종으로 유명합니다. 과일 맛이 풍부하고 신선한 스타일도 있고, 중후하고 장기 숙성에 탁월한 스타일까지 있어, 자란 풍토에 의해 같은 품종 안에서도 풍미나 맛도 다양합니다. 또한 돌연변이 하기 쉬운 포도로 유명하기 때문에 수많은 변종이 있습니다. 변종은 크게 나누자면, ‘산지오베제 그로소(Sangiovese Grosso)’의 계통과 ‘산지오베제 피콜로(Sangiovese Piccolo)’의 계통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현재는 모두 116개의 변종이 있다고 합니다. 수많은 변종 중에서 제일 유명한 ‘산지오베제 그로소(Sangiovese Grosso’는 브루넬로(Brunello)라고도 불리며, 최고급 와인인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나 ‘비노 노빌레 디 몬테풀치아노(Vino Nobile di Montepulciano)’의 원료로 알려져 있습니다. 포도알이 크고 껍질도 두껍기 때문에 맛이 강하고, 숙성되면 질감이 풍부하고 향기로운 와인이 됩니다.
산지오베제(Sangiovese) 품종 탐구
1. 역사와 어원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주피터의 피(Jupiter’s blood)’라는 뜻을 가진 산귀스 조비스(Sanguis Jovis)라는 라틴어 어원에서 따온 이름입니다. 왜 그런 이름이 붙여졌는지 여러 가설이 있지만, 오래전 로마냐(Romagna) 수도원에 소속된 한 수도사가 수도원에서 마시는 와인이 무엇인지 묻는 사람에게 답변을 이렇게 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습니다. 고대 로마 시대부터 에트루리아인에 의해, 토스카나에서 비티스 비니페라의 나무로부터 처음 재배되었다고 합니다.
2004년 유전자 감정을 해본 결과,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칠리에졸로(Ciliegiolo) 품종과 칼라브레제 몬테누오보(Calabrese Montenuovo) 품종의 교배로 탄생한 포도 품종임이 밝혀졌습니다. 덧붙여서, 칼라브레제 몬테누오보(Calabrese Montenuovo) 포도는 남이탈리아 칼라브리아주를 기원으로 하며, 그 칼라브리아주에서도 재배한 적이 있다는 것이 확인되었습니다. 즉 칼라브리아에서 탄생하여 토스카나에 전해졌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2. 주요 산지
이탈리아 국내의 포도밭 11%를 차지하는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바르베라(Barbera)와 함께 이탈리아에서는 가장 광범위하게 재배되고 있는 포도의 품종입니다. 북쪽의 로마냐 지방에서 남쪽의 칼라브리아에 이르기까지 이탈리아반도에 산지오베제(Sangiovese)의 포도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재배는 이탈리아 전역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중부 토스카나 주가 주요 생산지입니다. 토스카나는 레드 와인 생산량이 90% 미만으로, 키안티(Chianti)나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runello di Montalcino) 등 유명한 DOCG를 비롯한 고품질의 와인이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토스카나주의 해안지역에서는 토착 품종과 국제 품종을 혼합하여 만들어진 ‘슈퍼 투스칸(Super Tuscan)’이라는 와인 생산이 활발합니다. 이탈리아 원산의 포도 품종의 대부분은 세계 곳곳으로 퍼지지 않고 이탈리아 국내에서만 생산되는 경우가 많습니다만,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국제적인 품종입니다. 이탈리아의 영향이 강한 프랑스의 코르시카섬이나, 미국의 캘리포니아, 아르헨티나에서도 최근 생산량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3. 산지오베제(Sangiovese)의 풍미와 맛
색조는 짙은 루비색으로, 선명한 신맛과 떫은맛이 특징입니다. 아로마는 화려하진 않은 편이고, 딸기와 라즈베리와 같은 신선한 뉘앙스, 그리고 검은 후추와 같은 향신료의 향기도 은은하게 느껴집니다. 장기 숙성된 경우에는, 숙성할 때마다 신맛이 부드러워지고, 익은 자두나 블랙베리와 같은 과실의 향기가 강해져, 맛 깊고 복합적이며 감칠맛이 있는 와인으로 숙성됩니다. 또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천천히 성숙하는 편이며, 더운 해에는 농후하고 알코올이 높고, 장기 숙성 잠재력이 높은 와인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더웠던 해에는 산도와 타닌의 균형을 잡기가 어렵기 때문에 숙련된 기술이 필요합니다. 반면에 냉랭한 해에는 산도가 높고 타닌이 강해지는 특징이 있어, 기후의 차이에 의해 퀄리티에 차이가 나기 쉬운 포도 품종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탈리아는 재배 방법도 다양하고 각각의 지방이 독자적인 재배 문화를 가지기 때문에, 같은 포도 품종을 사용한 와인이라도 스타일이나 맛은 산지에 따라서 다릅니다.

키안티(Chianti)와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classico) 비교
키안티(Chianti),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classico) 와인은 금액대와 퀄리티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습니다. 키안티(Chianti)는 이탈리아의 토스카나주 키안티(Chianti) 지역에서 만든 레드 와인을 의미합니다. 키안티(Chianti)는 이탈리아의 와인 분류로썬 최고의 등급인 ‘DOCG’로 등급으로, 재배면적은 토스카나주 전체의 10%를 차지합니다. 이탈리아 DOCG 산지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이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아서, 맛이나 품질, 금액에 편차가 큽니다.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classico)도 키안티(Chianti) 지역에서 만들어져 DOCG에 등급이 매겨진 레드 와인이지만, 키안티(Chianti)보다 재배 지역이 한정되어 있으며, 더 엄격한 조건을 통과한 와인만이 키안티 클라시코(Chianti-classico)라고 지칭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고품질의 와인이 한정적으로 생산되기 때문에 금액대도 이에 비례하여 고액이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산지오베제(Sangiovese)는 적응력과 생산성이 높기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는 한때 질보다 양을 중시하여 재배되고 있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시대에 맞추어, 고품질을 목표로 생산하는 방식으로 바뀌었고 이는 와인 전체의 품질 향상으로 이어졌습니다. 예전에 묽고 신맛만 났던 와인을 마셨던 분들은 꼭 최근 것을 시도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과 비교해 확실하게 다른 맛과 완성도를 느끼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