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바 와인 Cava wine

까바(Cava), 스페인에서 태어난 스파클링 와인

선선한 가을이 성큼 다가온 요즘, 청명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부드럽고 온화한 스파클링 와인을 소개하려 합니다. 바로 샴페인에 뒤지지 않는 품질과 뛰어난 맛을 가진 까바(Cava) 와인입니다. 고품질이면서도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와인을 좋아하는 분들이 부담 없이 마실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그럼, 까바(Cava) 와인이 무엇인지, 특징, 역사, 샴페인과의 차이 등에 대해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까바 와인 Cava wine

까바란?

까바(Cava)는 스페인 북동부의 지중해 연안에 위치한 카탈루냐(Catalonia)주를 중심으로 만들어진 스파클링 와인입니다. ‘까바(Cava)’라는 인상적인 이름은 카탈루냐어로 ‘cellar=저장고’를 의미하며 와인을 숙성시키는 동굴(Cave)에서 유래했습니다. 스페인의 원산지 호칭 제도의 인정을 받고 있으며, 고급 스파클링 와인으로서 세계에 이름이 알려진 프랑스의 샴페인과 마찬가지로 병 내 2차 발효를 실시하는 샴페인 제조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원래 까바(Cava)란 지리적 산지가 아니라 제조법을 의미했기 때문에, 생산지는 카탈루냐(Catalonia)를 비롯해 리오하(Rioja) 아라곤(Aragón) 나바라(Navarra), 발렌시아(Valencia), 바스크(Vasco) 등 기후와 풍토가 다른 다양한 지역에 3만 ha 이상의 밭이 펼쳐져 있습니다. 스파클링 와인 중에서도 프로세코(Prosecco), 샴페인에 이어 매출 3위를 자랑하며, 연간 약 2억 4,000만 병이 팔리고 있는 세계 3대 스파클링 와인 중 하나입니다. 샴페인과 같은 구조와 제조 방법으로 만들어지지만, 고급스러운 거품과 화려하고 제대로 된 맛을 샴페인에 비해 저렴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고 있습니다.

특징과 주요 유형

1. 역사

그렇다면 까바(Cava)는 어떻게 시작되었을까요? 19세기 말, 카탈루냐(Catalonia) 지방 페네데스(Penedes)의 양조인 호세 라벤토스(Josep Raventos)가 샴페인의 고장인 프랑스로 직접 가서 그 제조법을 배우고 귀국해, 1870년 처음 스페인에서 카바 와인을 탄생시켰다고 합니다. 대신 프랑스 품종이 아닌 스페인 고유의 화이트 포도 품종, 마카베오(Macabeo), 차렐로(Xarel-lo), 파렐야다(Parellada)를 사용하여 샴페인과 같은 제조법으로 와인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스페인 고유종을 사용한 것은 당시 프랑스에서 엄청난 피해를 가져온 필록세라라는 해충의 영향을 막기 위해서라고 생각됩니다.

와인 산업은 점점 발전해서 1959년경에는 처음으로 법률에 따라 까바(Cava) 와인에 대한 규칙이 제정되었으나, 당시의 규칙에는 제조법에 대한 제한은 없었고, 전통적 제법 이외의 모든 제법이 인정되고 있었습니다. 현재의 제조법이 정해진 것은 그로부터 11년이 지난 1970년으로, 마침내 샴페인과 같은 전통적인 제조법으로만 국한되었습니다. 호세 라벤투스(Josep Raventos)씨가 처음으로 까바(Cava)를 생산한 지 약 100년 후의 일입니다. 샴페인이 1927년~30년대에 걸쳐 현재와 같은 규칙을 정한 것과 비교하면 조금 느렸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1986년에 스페인이 EU에 가입하면서 포도에 지리적 제한을 두어 현재와 같은 산지가 정해졌습니다.

2. 사용되는 포도 품종과 맛

까바(Cava)의 품종은 백포도 5종, 적포도 4종으로 총 9개의 품종이 인정되고 있습니다. 화이트 포도 품종은 주로 마카베오(Macabeo), 차렐로(Xarel-lo), 파렐야다(Parellada), 샤르도네(Chardonnay)와 스빌라 파렌(Subirat Parent)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적포도 품종으로는 가르나차(Garnacha), 트레파트(Trepat), 피노 누아(Pinot noir), 모나스트렐(Monastrell) 4종류가 사용됩니다. 이 중에서도 마카베오(Macabeo), 차렐로(Xarel-lo), 파렐야다(Parellada) 3종류가 주로 사용되는 품종입니다.

그렇다면 맛은 어떨까요? 일조량이 풍부한 스페인 지중해 연안에서 만들어지는 까바(Cava)는 신선한 과일 맛이 풍부하고 부드러운 산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특히 마카베오(Macabeo) 품종에서 나오는 균형 잡힌 산미를 가지고 있어 기분 좋은 싱그러움이 느껴집니다. 맛의 첫인상은 균형이 좋고 햇포도의 향기가 가득하며, 바닐라의 풍미를 띤 크림 같은 과일 맛에, 신선한 파인애플과 구아바의 뉘앙스가 예리함을 더해, 제대로 된 산이 느껴집니다. 파인애플이나 배, 사과, 레몬껍질 등의 하얀 과일을 연상시키는 우아하고 섬세한 아로마와 적당한 탄산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마무리는 부드럽고 온화해서 세련된 느낌을 받으실 수 있습니다. 제조 과정에서 당 보충을 별로 하지 않아서 드라이한 버전도 많이 생산되고 있습니다.

3. 까바(Cava) 와인을 분류하는 법

까바는 잔당 함량에 의한 구분과 숙성기간에 따른 구분 이렇게 2가지로 나눕니다. 먼저 숙성기간에 따른 분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까바는 최소한 9개월 동안 숙성시켜야 하며, 숙성기간에 따라 9개월 이상인 건  Cava de Guarda(카바 데 구아르다), 18개월 이상이면 Cava de Guarda Superior(카바 데 구아르다 수페리어)라고 합니다.  Cava de Guarda(카바 데 구아르다) 중에서 최소 9개월 동안의 숙성기간을 가진 것을 Non-Vintage(논 빈티지)라고 하며, 숙성기간이 최소 9개월이면서 단일 포도 품종으로 만들어진 것은 Vintage(빈티지)라고 합니다.

Cava de Guarda Superior (카바 데 구아르다 슈페리어) 등급은 세부적으로 3가지로 나뉩니다. 최소 18개월의 숙성기간을 거친 것을 Reserva(레세르바), 최저 30개월의 숙성기간이면서 브뤼 이하의 잔당분을 가진 것은 Gran Reserva(그랑 레세르바), 숙성기간이 최소 36개월이고 그랑 크뤼에 해당하는 단일 품종 밭의 것으로 브뤼 이하의 잔당분을 가진 것을 Cava de Paraje Calificado(카바 데 파라헤 칼리피카도)라고 합니다. Cava de Paraje Calificado(카바 데 파라헤 칼리피카도)는 2016년에 새로 생긴 등급으로써 수령 10년 이상의 나무로부터 손으로 따낸 포도를 사용해야만 하는 등 엄격한 규정이 적용되기 때문에 스페인에서 불과 12개의 밭만이 인정받고 있습니다. 총 7단계로 이루어진 잔당 분량에 의한 구분이 있으며, 라벨에도 표기됩니다. 최초 3단계까지 Brut(브뤼)가 붙는 드라이하고 깔끔한 맛이 제일 인기가 많습니다.

■ Brut Nature(브뤼 나투레): ※당분 무첨가 혹은 3g 미만/리터

■ Extra Brut(엑스트라 브뤼): 3~6 g 미만/리터

■ Brut(브뤼): 6~12 g 미만/리터

■ Extra Seco(엑스트라 세코): 12~17g 미만/리터

■ Seco(세코): 17~32g 미만/리터

■ Semi Seco(세미 세코): 32~50g 미만/리터

■ Dulce(둘세): 50 g 이상/리터

까바(Cava)와 샴페인의 차이

앞서 언급했듯이, 둘은 모두 같은 제조법으로 만들어지지만, 프랑스 샴페인 지역의 것을 샴페인, 스페인 카탈루냐를 중심으로 한 지역에서 만들어지는 것을 까바(Cava)라고 부릅니다. 샴페인과의 가장 큰 차이점은 사용되는 포도 품종의 종류입니다. 샴페인은 주로 샤르도네(Chardonnay), 피노 누아(Pinot noir), 무니에(Mounier) 이렇게 3종류를 사용하지만, 까바(Cava)는 주로 카탈루냐 고유 포도 품종 3가지 마카베오(Macabeo), 차렐로(Xarel-lo), 파렐야다(Parellada)로 만듭니다.

그래서인지 비교적 온화한 산미를 지녔으며, 샴페인과 비교하면 신맛이 부드럽고 마시기 쉽습니다. 스페인 고유 품종에서 유래하는 탄 고무와 흙 같은 아로마도 고유한 특징 중 하나입니다. 게다가 스페인 특유의 포도, 그리고 기후가 만들어 내는 풍미는 프랑스의 샴페인과는 또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북부의 추운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포도는 신맛이 강하기 때문에, 샴페인은 제조 과정의 끝에 단맛을 더하는 당 보충을 반드시 실시합니다. 이때 추가되는 설탕의 양은 궁극적으로 샴페인의 맛을 결정하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러나 까바(Cava)는 이와 다르게 아예 당을 추가하지 않거나 극히 조금만 하는 경우가 많아서 드라이한 맛을 가진 브랜드가 많습니다. 스페인의 태양과 따뜻하고 안정적인 기후는 포도를 온전히 성숙시키기 때문에 스페인 고유의 포도 품종으로 이루어진 카바(Cava)는 향기가 가득하고 과일 풍미도 풍부합니다. 특히, 굳이 당을 보충하지 않아도 균형 잡힌 독자적인 향기와 맛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입니다.

오늘은 스페인의 스파클링 와인 까바(cava) 와인에 대해 꼼꼼히 살펴보았습니다. 현재 스페인에서는 250개 이상의 와이너리에서 카바를 생산하며 수많은 유명 상표도 많이 생겨났습니다.그동안 “샴페인과 비슷한데 더 싸다”는 것으로 주목 받았지만, 최근에는 ‘싼 샴페인’이 아니라 독자적인 맛, 개성을 살리려는 와인 생산자가 늘어나고 있으며 인지도와 인기가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