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와인 ice wine

아이스 와인(ice wine), 우연이 만든 기적의 와인

오늘은 귀부(botrytised wine) 와인과 함께 단맛 와인의 최고봉, 아이스 와인을 소개해 드리려고 합니다. 그 우아하고 감미로운 맛은 평소 드라이 와인 밖에 마시는 와인 애호가조차도 사로잡을 만큼 매혹적입니다. 얼어붙은 포도로 만들어져서 ‘아이스 와인’이라고 합니다만, 우연이 겹쳐서 태어났기 때문에 기적의 와인이라고도 불립니다.

아이스 와인 ice wine

아이스 와인(ice wine)이란?

아이스 와인이란 포도를 동결한 상태로 수확해, 얼린 채로 압착해 만들어지는 단맛 와인입니다. 독일어로는 아이스바인(Eiswein)이라 하고 프랑스어로는 뱅 드 글라스(vin de glace)라고 불립니다. 이런 포도는 당분과 용해된 고형물은 얼지 않고 수분만 얼어있는데, 이 상태에서 포도를 강하게 압착하면 매우 응축된 당도 높은 주스를 얻을 수 있습니다. 당도와 풍미가 농축된 적은 양의 포도 액으로 매우 감미로운 와인이 만들어지는데, 일반적인 와인 750ml를 만드는 데는 대략 4송이의 포도가 필요하지만, 반병(200ml) 용량 아이스 와인 1병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20송이의 포도가 쓰입니다. 제조에 관해서는 생산국마다 엄격한 규정이 있으며, 예를 들어 독일의 경우는 외기온 마이너스 7℃ 이하, 캐나다에서는 마이너스 8℃ 이하의 상황에서 포도를 수확하지 않으면 아이스 와인으로 간주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이 와인을 생산하기 위해서는 최초로 기온이 -7℃ 이하로 떨어져서 충분히 추운 새벽의 일출 전 몇 시간 안에 동결된 포도송이들을 일거에 수확할 수 있는 충분한 노동력의 확보가 필수적인데, 이러한 문제들은 생산량이 상대적으로 적고 생산가가 비싸지는 이유입니다. 전통적으로 사용되는 품종은 독일의 리슬링(Riesling), 캐나다의 비달(Vidal)과 레드 품종인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 등과 같은 빙점 아래의 환경에서도 열매를 잘 맺고 냉해나 서리에 강한 튼튼한 품종입니다.

아이스 와인 탐구

1. 우연의 산물

아이스 와인은 지금부터 200년 이상 전인 1794년에 독일의 프랑켄(Franken) 지역에서 최초로 만들어졌다는 견해가 있으나, 1830년 초에 라인헤센(Rheinhessen)의 드로머샤임(Dromersheim)이라는 지역에서 아이스와인을 위한 수확이 이루어졌다는 주장이 더욱 확실한 근거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해 겨울은 몹시 추워서 일부 포도 재배자들은 가축의 먹이로 쓸 생각으로 포도를 나무에 달린 채 두기로 작정했습니다. 본래라면 처분해야 했는데, 아깝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그 동결된 포도로 와인을 만들어 보았는데, 향기로운 향기가 나는 극히 강한 단맛 와인이 만들어진 것입니다.

아이스와인의 탄생은 우연의 산물이었지만, 그 후 사람들에게 평판이 자자해지면서, 희소한 고급 와인으로서 의도적으로 제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이렇게 자연적으로 동결된 수확 포도로 만들어진 감미로운 아이스바인(Eiswein)은 19세기 초에 이미 가장 가치가 높은 독일의 와인 스타일로 자리매김하였습니다. 1960년대부터 70년대의 고도 경제성장기에 일어난 단맛 와인 붐에 따라 아이스 와인의 생산량도 늘어나고, 또한 독일의 생산자가 더욱 안정된 생산을 목표로 캐나다로 이주해, 1980년 이후는 캐나다에서도 생산이 시작되었습니다.

2. 독일 아이스바인(Eiswein)

19세기로부터 1960년대까지는 독일에서 아이스바인(Eiswein)용 포도의 수확은 매우 희귀한 일이었습니다. 19세기에는 슐로스 요하네스버그(Schloss Johannisberg)에서는 최초로 아이스 와인이 만들어진 1858년을 포함해서 단지 6개 빈티지만이 기록되어 있다고 전해집니다. 당시에는 이 와인을 체계적으로 생산하려는 각별한 노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이며, 또한 변덕스러운 기후 때문에 아이스와인의 생산이 드문드문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압축공기 프레스의 발명으로 생산의 효율성이 높아져서, 와인의 생산 기회와 양이 급격히 증가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해가 떠서 포도가 녹기 전의 어둡고 추운 새벽 시간에 수확을 돕는 이동용 발전기가 장착된 조명 장치와 원격 조정되는 온도경보장치를 비롯하여 완숙과 첫 동결 사이의 동안 새들로부터 포도송이를 보호하기 위한 필름 등의 여러 기술적인 발명품도 아이스바인(Eiswein)의 생산에 획기적으로 기여하였습니다. 그러나 2000년대 초반 이후 독일에서 훌륭한 빈티지 아이스바인(Eiswein)이 1980년대와 1990년대보다 감소하였는데, 그 원인은 최근 지구온난화 등의 급격한 기후변화로 추정됩니다. 현재 독일과 캐나다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아이스와인 생산국이며, 캐나다에서는 약 75%가 온타리오주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3. 캐나다 아이스 와인

현재 아이스 와인의 국제 시장의 중심은 캐나다입니다. 다만, 세계 제일의 생산량이라고는 해도 희소가치는 높고, 물론 품질도 뛰어난 것이 많기 때문에 고가에 형성되고 있습니다. 주요 산지는 캐나다 남동부, 미국과 국경에 있는 나이아가라 폭포로 유명한 온타리오 주입니다. 특히 캐나다 온타리오(Ontario)의 나이아가라-온-더-레이크(Niagara-on-the-Lake)에 위치한 이니스킬린 (Inniskillin) 와이너리는 1984년에 캐나다 최초의 상업적 아이스 와인을 생산하였던 곳으로 유명합니다. 1991년에 이 와이너리에서 위니블랑(Ugni Blanc)과 세이벨(Seibel)의 교잡종인 비달(Vidal)로 만든 1989년산 아이스 와인이 박람회(Vinexpo)에서 영예의 대상(Grand Prix d’Honneur)을 받음으로써, 캐나다 와인은 국제적으로 약진하게 되었습니다. 이니스킬린(Inniskillin)은 캐나다 와인산업의 개척자일 뿐만 아니라 탁월한 선두 주자입니다. 캐나다산 아이스와인 원료 포도의 주류는 비달(Vidal)입니다. 비달(Vidal)은 위니블랑(Ugni Blanc)과 세이벨(Seibel 4986)의 교배종으로 두꺼운 껍질을 가지며 높은 산도와 과일 맛을 가지며 줄기가 강하고 내한성이 있기 때문에 아이스 와인을 만드는 품종으로 매우 적합합니다.

아이스박스(icebox wine) 와인도 있다?

가장 유명하고 값비싼 아이스 와인은 독일산이지만, 오스트리아, 크로아티아, 체코, 덴마크, 조지아, 프랑스, 헝가리, 이탈리아, 리투아니아, 룩셈부르크, 폴란드, 루마니아, 몰도바, 슬로바키아, 슬로베니아, 스페인, 스웨덴과 스위스 등의 유럽 국가들도  소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그리고 미국과 캐나다에서는 아이스 와인으로 불리기 위해서는 자연적으로 결빙된 포도로 만들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몇몇 나라의 일부 와인 생산자들은 포도를 냉동실에서 인공적으로 결빙하는데, 이 방법은 자연 결빙의 효과를 위장하고 천연으로 만들 때와 달리 포도가 나무에 달린 상태에서 결빙될 때까지 기다릴 필요도 없기 때문에 생산자 입장에서는 제조가 편리하며, 자연 결빙 방식보다 생산비용도 낮습니다. 이런 비전통적 와인은 흔히 ‘아이스박스 와인’이라 불리는데, 독일의 와인 관련 법률은 레이블에 아이스바인(Eiswein)이란 명칭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수확한 이후에 포도를 인공적으로 결빙하는 방법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꿀 같이 녹는 맛과 상쾌한 신맛과 향기로움이 조화로운 아이스 와인에 대해 자세히 살펴봤습니다. 나중에 마실 기회가 있으시다면, 극한 추위의 땅에서 포도를 키워낸 포도밭과 생산자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 천천히 유리를 기울여 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