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르베드르(Mourvedre)

무르베드르(Mourvedre)

오늘은 무르베드르(Mourvedre) 포도 품종에 대해 포스팅하려 합니다. 이 포도는 어둡고, 현실에 철저하고 냉철하며, 절대 가볍지 않은 먹먹하고 음울한 풍미가 느껴지는 적포도 품종입니다. 영화배우로 묘사한다면 히스 레저나 호아킨 피닉스를 연상시킵니다. 그만큼 진지함과 무게감이 느껴지는 포도 품종이며, 그 유명한 GSM 와인의 한 축을 담당하는 포도 품종이기도 합니다. 그럼, 이제 이 매혹적인 포도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

무르베드르 품종 개요

무르베드르(Mourvedre)는 그르나슈(Grenache)와 까리냥(Carignan)처럼 스페인에서 유래해 프랑스에 잘 정착한 포도 품종입니다. 스페인에서는 ‘모나스트렐(Monastrell)’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으며 북부 스페인에서는 ‘마타로(Mataró)’라고도 합니다. 오늘날 카스티야라만차(Castilla-La Mancha)라고 하는 스페인 중남부 지방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그 중 후미야(Jumilla) 지역이 핵심 산지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지역에서 생산된 와인은 맛이 좋을 뿐 아니라, 드라이하고, 강인하고 남성적인 느낌의 쓴맛과 에스프레소와 같은 풍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가끔은 시나몬, 고수(coriander), 아주 시원하고 상쾌한 멘톨의 향과 특색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는 구조가 견고하고 단단하며 밀도가 높고 솔직하며 일관적이라는 특징이 있습니다.

무르베드르 Mourvedre
출처: glossary.wein.plus

무르베드르 품종 탐구

1. 유래와 어원

이 품종은 발렌시아(Valencia) 주의 카스티야라만차(Castilla-La Mancha)의 인근의 무비에드로(Murviedro) 소도시에 있는 수도승들에 의해 전파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의 어원은 라틴어 ‘monasteriu’의 약칭인 ‘monasteriellu’며 수도원(monastery)을 뜻합니다. 남프랑스에서는 이 품종을 론(Rhône) 지방의 블렌드인 샤토뇌프 뒤 파프(Châteauneuf-duPape), 지공다스(Gigondas), 꼬뜨 뒤 론(C tes du Rh ne)에 깊이감과 색, 그리고 킥을 더해주기 위해서 추가되는데 사용되곤 했습니다. 필록세라 전염병 이전에는 남프랑스와 프로방스 지역 전역에서 널리 재배되던 포도 품종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방돌(Bandol)지역 일부에서만 변함없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는 1800년대 중반에 스페인에서 캘리포니아로 넘어왔고 1980년대에 캘리포니아식의(Rhône) 스타일 블렌드로써 다시 한번 인기를 끌게 되었습니다.

2. 재배 지역

무르베드르(Mourvedre)의 고향인 스페인에서는 모나스트렐(Monastrell)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현재까지도 널리 경작되고 있는 포도 품종입니다. 프랑스에서는 론(Rhône)밸리, 랑그도크(Languedoc), 루시용(Roussillon), 프로방스(Provence)에서 재배되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방돌(Bandol)에서 특히나 많이 재배되고 있습니다. 또한 신세계 지역인 호주나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도 많이 재배되는 포도 품종입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는 완전하게 익는데 뜨거운 햇빛과 많은 일조량이 있어야 하는 품종입니다. 추운 데서 잘 자라지 않는 특성을 가진 품종이기에 위도 45도 위로는 재배 지역을 찾기가 힘듭니다.

기본적으로 뜨거운 지역에서 많은 양의 햇빛을 받고 자라기 때문에 알코올도수도 높고 타닌의 구조감이 느껴지는 강하고 남성적인 와인을 만듭니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후변화로 인해서 프랑스 보르도와 부르고뉴 지방의 일조량이 적어지고 있어 재배 면적에도 변화와 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현재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널리 재배되고 있지만 진정한 본거지는 역시 뜨거운 스페인입니다. 스페인 남동부 지역인 후미야(Jumilla), 알리칸테(Alicante) 그리고 예클라(Yecla)는 스페인 내의 핵심 재배지입니다. 덥고 건조한 기후와 석회함의 토양을 지닌 이 지역들은 이 품종이 온전히 자라기에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합니다.

3. 와인 양조 스타일

무르베드르(Mourvedre)는 그르나슈(Grenache)와 시라(Syrah)와 함께 블렌딩 되어 여러분이 잘 아시는 GSM 와인으로 생산됩니다. GSM 와인에서 무르베드르(Mourvedre)의 강렬한 타닌(tannin)이 시라의 부드러움과 허브향, 그르나슈(Grenache)의 무게 있는 질감과 잘 조화를 이루기 때문에 질감과 맛에서 완벽한 균형을 잡아줍니다. 산도는 별로 높지 않으며, 숙성될수록 감초와 검은 과실의 풍미에서 후추, 송로버섯, 덤불 등의 풍미로 점점 변모해 가는 것이 인상적입니다.

방돌(Bandol)지방에서 이것을 로제로 생산되면서 지금의 인기와 명성을 얻게 되었습니다. 현재 방돌(Bandol)에서는 80% 이상이 로제로 생산되며 프로방스의 로제보다 더 진한 색감을 가졌고 흡사 연어 색과 비슷한 색상을 띱니다. 그리고 방돌 로제(Bandol Rosé) 와인은 무르베드르 품종이 의무적으로 최소 50% 이상 함유해야 합니다. 이 품종은 양조되는 과정에서 숙성되는 참나무통 때문에 붉은 과실 향, 스모키향이 나고 매콤한 향기를 머금고 있는 것이 독특하며 은은하게 제비꽃 향기가 나며 산딸기, 정향의 향이 입안에 퍼지는 것이 매우 매혹적입니다.

무르베드르 mourvedre

무슨 음식이랑 잘 어울릴까?

무르베드르(Mourvedre)는 로제와 레드 와인으로 생산되는데 모두 붉은 고기나 정통 지중해 요리와 잘 어울립니다. 풍성하고 강렬한 맛이 느껴지는 요리에도 잘 어울리며 훈제 바비큐에도 페어링하기 좋은 와인입니다. 후추 맛이 강하거나 시즈닝이 잔뜩 들어간 햄 요리, 양고기, 소시지, 송아지 요리와도 묻히지 않고 극적인 맛을 연출시켜 줍니다. 이 품종의 타닌(tannin)이 강렬하고 세기 때문에 이와 균형을 맞출 수 있는 기름진 고기 요리나 강한 향신료 요리와 페어링하시면 맛을 더욱 극대화하실 수 있습니다. 강하고 진한 와인이기 때문에 섬세하거나 맛이 싱거운 요리와는 잘 맞지 않습니다. 붉은 고기 요리 말고도 오징어, 문어, 푸른 생선 등 바다향이 강한 해산물을 이용한 요리나 스튜에도 페어링하시면 좋습니다.

무르베드르(Mourvedre)는 와인계의 숨은 다이아몬드와도 같습니다. 이 포도가 가진 잠재력이나 개성, 매력이 뛰어남에도 시라(Syrah)나 그르나슈(Grenache)에 비해 많이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래서 좀 더 정성 들여 무르베드르(Mourvedre) 포도 품종에 대해 포스팅을 작성해 보았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더 흥미롭고 매력적인 포도 품종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