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번 포스팅에서는 거칠고 묵직한 포도 품종인 말벡(Malbec)에 대해 살펴보려고 합니다. 와인을 즐겨 마시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다 마셔봤을 이 포도는 깊고 어두운 보랏빛, 입 안을 무겁게 감도는 풍성한 과즙, 벨벳같이 부드러운 마무리, 높은 알코올 도수와 산도를 지니고 있어 누구라도 쉽게 매료시킵니다. 그럼, 저와 함께 이 포도의 야성적이고 파워풀한 매력에 대해 알아보도록 합시다.

개요
말벡(Malbec)하면 아르헨티나라고 할 수 있을 만큼 프랑스에서 유래한 포도이지만 바다 건너 아르헨티나에서 꽃피운 포도 품종입니다. 전 세계 말벡 와인 75%가 아르헨티나에서 생산되고 있습니다. 말벡(Malbec)을 ‘블랙 와인(vin noir)’이라 부르는데 그만큼 농익은 검붉은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상남자가 떠올릴 만큼 강하고 거친 타닌과 쌉싸름하고 진득한 코코아, 커피, 오크 등의 풍미와 아로마도 느낄 수 있는 매력적인 포도 품종입니다. 이 포도를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묵직하고 진하게’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말벡(Malbec)의 또 다른 이름은 ‘트라비체(Trapiche)’입니다. 입안을 조이는 강한 타닌(Tannin)과 높은 산도가 쌍벽을 이루어 역동적이고 남성적인 와인입니다. 매끄럽고 부드러운 마무리를 남기며, 레드 와인뿐만 아니라 로제나 화이트 와인으로도 생산되고 있습니다. 특히 소고기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포도 품종입니다.

말벡(Malbec) 포도 품종 탐구
1. 유래와 역사
말벡(Malbec)의 고향은 프랑스 서남부 지역의 까오르(Cahors) 지역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블렌딩용 포도로 재배되곤 했고 당시에는 이 포도 품종을 ‘코(C0t)’라고 불렀습니다. 주로 와인 색상을 진하게 만들고 타닌을 추가해 주며 바디감을 더 풍부하게 해주는 역할을 했습니다. 하지만 이 포도는 프랑스와 같이 고도가 낮은 평지, 쌀쌀한 날씨, 낮은 일조량에서 잘 자라지 않거나 곰팡이가 피는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프랑스에서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auvignon)이나 가메이(Gamay)에 밀려 점점 입지가 줄어들게 됩니다. 현재는 말벡의 고향인 까오르(Cahors) 지방에서만 그 명맥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럼 어떻게 이 포도는 아르헨티나로 넘어가게 된 것일까요? 그 역사는 2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게 되는데 1852년 아르헨티나 정부가 고용한 프랑스 농업학자 미셸 푸제(Michel Pouget)가 아르헨티나에 추천한 여러 포도 품종 중에 말벡(Malbec)이 포함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프랑스에서 칠레를 거쳐 아르헨티나 퀸타노르말(Quinta Normal) 연구소로 들여오게 됩니다. 아르헨티나 서부의 내륙지역인 멘도자(Mendoza) 지역의 높은 고도, 풍부한 일조량과 고온 건조한 기후, 안데스산맥의 만년설 관개용수가 완벽한 조건으로 작용하면서 아르헨티나에서 크게 번성하게 됩니다. 이후 말벡(Malbec)은 1990년대 국가적으로 와인산업을 지원하기 시작하면서 고부가가치 프리미엄 와인을 만드는 데 총력을 다했으며, 이때 품종 개발과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져 지금의 프리미엄 포도 품종으로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2. 재배 지역
말벡(Malbec)이 잘 자라기 위해서는 풍부한 일조량과 따뜻한 기후가 필수적입니다. 아르헨티나 안데스산맥은 이 예민한 이 포도 품종이 마음껏 자랄 수 있는 최적의 자연환경을 제공해 주었습니다. 해발고도가 1,000~1,200m 정도로 높아서 따사로운 태양을 마음껏 받을 수 있었으며, 밤에는 산기슭의 찬 공기가 유입되어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기후지만 깨끗한 안데스산맥의 만년설이 녹아 흐르면서 물도 부족하지 않았습니다. 최상급 말벡 포도가 자라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인 셈입니다. 현재 아르헨티나에서 가장 많이 재배되고 있는 포도 품종이며 재배 면적은 44,000헥타르에 달합니다. 특히 전체 재배면적의 86%가 멘도자(Mendoza)에 있는데 멘도자(Mendoza) 중에서도 남서부 고산지대 루한 데 쿠요(Lujan de Cuyo)와 우코 밸리(Uco Valley)에서 최고급 말베크 와인이 생산됩니다. 아르헨티나산은 포도알이 가장 농축되고 과실이 단단한 상태인 4월에 수확합니다. 이 포도는 기후와 흙, 영양소에 따라 민감하게 맛이 변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아르헨티나 말베크는 프랑스에서 생산되는 것과는 맛과 생김새 모두 다릅니다. 또한 양조 방법에도 차이를 두었는데, 프랑스에서는 이 포도를 블렌딩 포도로 활용했지만, 아르헨티나는 말벡을 단일 품종으로 사용해서 장엄하고 우아한 풍미를 가진 와인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3. 맛과 풍미
아르헨티나의 높은 고도에서 강렬한 태양 아래서 자란 멘도자(Mendoza) 말벡은 부드럽고 묵직하면서 복합적입니다. 신선한 산딸기의 검은 과실 아로마와 은은하게 올라오는 제비꽃 향, 그리고 파워풀한 질감이 후각을 즐겁게 자극합니다. 특히 아르헨티나산은 프랑스산보다 더 포도알이 작고 단단하며 촘촘히 열리기 때문에 껍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주 짙은 보랏빛 색감을 띠며, 타닌이 풍부해 장기간 숙성하기 좋은 와인입니다. 이 포도는 자두, 블랙체리, 블루베리, 라즈베리, 커피, 후추, 코코아, 담배 등의 풍미와 진한 과일 향을 자랑합니다. 프랑스 까오르(Cahors) 지역의 말베크는 산도가 높고 타닌이 강하고 거친 느낌의 와인이라면, 아르헨티나 멘도자(Mendoza) 와인은 타닌이 부드럽고 과일과 꽃 향이 두드러지는 와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오크통에서 오래 숙성한 말베크 와인은 구조가 탄탄하고 삼나무 향과 흙 향, 감초, 바닐라 향이 더해져 한층 매혹적이고 우아한 와인으로 변합니다. 5년 이상 숙성이 진행된 와인은 철과 피의 맛과 같은 개성 강한 풍미를 만들어 냅니다. 이 포도는 숙성 기간에 따라 인상이 다르므로 여러 병을 한 번에 구입해서 시간차를 두고 한 병씩 마셔보며 차이를 느껴보시길 추천해 드립니다.
말벡(Malbec) 와인과 페어링하기 좋은 음식
말벡(Malbec)은 아르헨티나에서 유명한 와인이니만큼 현지의 대표적인 요리와 페어링하면 잘 어울립니다. 아르헨티나 아사도(asado) 같은 소고기 요리에 특히 잘 어울리며, 붉은 고기 스테이크나 한우, 불고기, 떡갈비같이 간장 베이스의 고기 요리에도 페어링하면 좋습니다. 모차렐라 같은 부드러운 치즈보다는 딱딱한 향이 진한 고다치즈, 만체고(Manchego) 치즈와 잘 어울립니다. 마시기 전 1~2시간 전에 디캔팅을 해놓으면 조금 더 부드럽고 기분 좋은 마무리를 가진 와인을 맛보실 수 있습니다. 와인 서빙 온도는 16도에 맞추는 것이 좋습니다. 혹시 지인을 초대해 바비큐 파티를 열 예정이라면, 꼭 말베크 와인을 곁들여 맛과 풍미를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오늘은 말벡(Malbec) 포도 품종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았습니다. 이 글을 통해 인류에게 선물과도 같은 이 포도에 대한 지식이 더해졌길 소망합니다. 한번 와인 샵에서 아르헨티나산 말베크 와인을 구입해 이 포도 품종이 주는 풍성한 과실 향과 입안 가득 느껴지는 묵직한 질감이 주는 기쁨을 제대로 느껴보시길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