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이 와인은 프랑스의 소테른(Sauternes), 독일의 트로켄베렌아우스레제(Trockenbeerenauslese)와 함께 세계 3대 귀부 와인 중 하나로 유명합니다. 프랑스 국왕 루이 14세가 “왕의 와인이라고 해서 와인의 왕”이라고 칭했다는 일화가 있을 정도로, 헝가리의 토카이(Tokaji) 와인은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으며 유럽에서 명성이 자자했습니다. 예전부터 세계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아온 토카이 와인이지만, 최근에는 전보다 기술 혁신이 진행되어 품질이 향상되고 있습니다. 또한, 2013년에는 헝가리의 와인법도 개정되어 토카이Tokaji 와인에 대해서는 등급이나 라벨의 표시 방법이 재검토되었습니다. 오늘은 토카이 와인에 대해서 자세히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토카이 와인’이란?
도카이 와인은 헝가리의 수도 부다페스트의 북동쪽 230km에 위치한 토카이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와인을 말합니다. 원료가 되는 포도는 풀민트(Furmint)이며, 와인은 단맛부터 드라이한 맛, 스파클링 와인까지 다양한 종류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귀부 와인 ‘Esszencia(에센시아)’나 ‘Tokaji Aszu(토카이 아수)’는, 역사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토카이 지방은 헝가리 북단의 슬로바키아 국경과 접하는 젬플렌(Zemplén) 산맥의 밑단에 펼쳐지는 와인 산지로, 두 개의 강이 합류하는 지점에 토카이 산이 있으며, 27개의 마을과 마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기후는 아침저녁의 기온차가 큰 대륙성 기후, 토양은 화산암 토양과 황토가 중심이 되고 있습니다.
두 개의 강이 합류하는 토카이 지방은 가을 밤낮의 기온차에 의해 진한 안개가 발생하고, 그 습기에 의해 포도에 귀부균이 붙습니다. 이러한 토카이 지방의 특별한 지형과 기후가 세계 3대 귀부 와인 중 하나인 토카이 와인을 낳는 것입니다. 덧붙여 2002년, 이 지방 포도밭의 문화적 경관이 유네스코의 세계 유산에 등록되었습니다.
주요 품종
토카이 와인의 원료 포도는 풀민트를 비롯해 6종류의 흰 포도가 인정되고 있습니다만, 아래의 3품종이 주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 풀민트(Furmint)
- 허쉬레베루(Hirschle Veru)
- 살가 무스코타이(Sarga Muskotai)
1. 풀민트(Furmint)
과피가 얇은 흰 포도로 늦게 완숙하는 품종이기 때문에 성장기 이른 시기에 새싹이 나옵니다. 그렇기 때문에 봄에 서리의 영향을 받기 쉽고 귀부균에 감염되기 쉬운 품종입니다. 토카이 와인의 주원료로, 단일 품종으로 사용하거나 70~80%의 비율로 혼합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원산지는 알 수 없지만, 주요 산지는 헝가리와 그 옆의 슬로베니아, 그리고 오스트리아의 부르겐란트(Burgenland) 주에서 조금 재배되고 있습니다.
풀민트에서 만들어진 와인은 산도가 매우 높기 때문에 장기의 숙성에 적합하고 동시에 당도도 매우 높기 때문에 풍부한 맛을 가진 독특한 와인이 됩니다. 발아는 빠릅니다만 과실은 천천히 숙성하기 때문에, 귀부균이 붙는 포도의 수확 시기가 연도에 따라서 11월의 후반 가까이 되기도 합니다. 또, 풀민트에서는 단맛 와인뿐만 아니라, 숙성 없이 바로 마시는 드라이 화이트 와인도 만들어져 있습니다. 포도의 당도가 높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은 드라이 와인을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2. 허쉬르베류(Hirschle Veru)
허쉬르베류는 ‘라임잎’을 의미하며, 풀민트를 주원료로 하는 토카이 와인에 화려한 향기를 더합니다. 헝가리 국내에서는 토카이 지방 이외에도 재배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이 포도에서 태어난 와인은 매우 점성이 있으며 스파이시(spicy)하고 강력한 향을 갖습니다. 허쉬르벨류는 플루민트보다 포도송이가 크지만 열매는 작고 녹색 깊은 황금색을 띱니다. 풀민트와 마찬가지로 늦게 완숙하는 품종이며 귀부균의 영향을 받기 쉬운 품종입니다.
3. 살가 무슈코타이(Sarga Muskotai)
살가 무슈코타이는 머스캣 품종의 일종인 ‘무스카 블랑 아쁘띠 그랑(Muscat Blanc a Petit Gran)’의 헝가리 호칭입니다. 원산지는 그리스라고 불리며 오렌지와 향신료를 연상시키는 화려한 향기가 특징인 품종입니다. 열매는 작고 발아는 빠르지만 늦게 완숙하는 포도로, 프랑스에서는 뱅드나뚜렐(Van de Naturel)의 원료로써도 사용되고 있습니다. 토카이 와인에서는 풀민트와 허쉬르베류를 화려한 향기를 더할 목적으로 재배되고 있습니다.
맛있게 마시는 방법
식사 중에 달콤한 술을 마시는 습관이 없는 우리에게 있어서, 단맛의 토카이 와인과 요리의 페어링은 조금 어려울지도 모릅니다. 무리하게 식사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식전주나 식후주로서 즐기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우선, 이 와인을 마실 때는 확실히 차갑게 드시는 것이 좋습니다. 토카이Tokaji는 매우 달콤한 술이지만 산미도 제대로 있습니다. 잘 식히는 것으로 단맛이 닫히고 산도가 돋보이게 되며, 놀라울 정도로 목 넘김이 부드러워집니다.
식전이나 식후에 토카이 와인을 드신다면 블루 치즈를 곁들이는 것을 추천 드립니다. 푸른 곰팡이의 맛과 짠맛, 우유의 농후한 지방분과 토카이 와인의 단맛이 절묘하게 어울립니다. 또, 이 와인에 디저트를 페어링하신다면 단맛과 신맛이 있는 것이 추천합니다. 예를 들어, 애플파이와 과일 타르트는 과일의 신맛과 와인의 신맛이 입안을 상쾌하게 해줍니다.
그리고 단맛 와인과 최고의 조합인 푸아그라는 한 번은 꼭 드셔보셨으면 하는 조합입니다. 푸아그라의 테린이나 패티라면 백화점 식품 매장에서 구하실 수 있습니다. 기름기와 단맛이 어우러져 농후한 귀부 와인의 묘미를 맛볼 수 있습니다. 단맛의 토카이 와인이라면 개봉 후 냉장고에 제대로 보관하면 1~2주간은 즐길 수 있습니다.
맺음말
헝가리는 전쟁 후 사회주의 체제가 되어 와인 산업은 어려운 시기를 겪어오기도 했지만, 오랜 역사와 전통으로 자란 토카이 와인은 옛날과 변함없이 높은 명성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토카이 와인은 특별한 날에 마시거나 소중한 사람에게 선물하기에 딱 알맞은 와인입니다. 최근에는 단맛의 귀부 와인뿐만 아니라 고품격 드라이 토카이도 국내에 수입되고 있으므로 꼭 시음해 보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