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슬링 Riesling 와인

리슬링(Riesling), 독일의 대표적인 화이트 포도 품종

리슬링 와인은 다양한 화이트 와인 중에서도 특히 풍부한 미네랄과 산도, 우아한 맛으로 인기가 많습니다. 개성이 강하지 않은 와인이라 심플한 요리에도 쉽게 잘 어울리며, 한국인에게도 친숙한 와인입니다. 숙성 잠재력이 높아서 장기 보관도 가능하며, 와인을 수집하는 분들에게도 매우 매력적인 와인입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와인 애호가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리슬링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리슬링 Riesling 와인

리슬링(Riesling)이란?

리슬링(Riesling)은 샤르도네나 소비뇽 블랑과 함께 3대 화이트 포도 품종으로, 많은 와인 애호가에게 사랑받는 국제 포도 품종입니다. ‘리슬링(Riesling) 르네상스’라고 불렸던 1990년대 후반부터 세계적으로 인기가 다시 높아지고 있어서 독일에서는 재배 면적이 점점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일에서는 재배되고 있는 포도 중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이 전체의 60% 이상을 차지하지만, 그중에서도 리슬링(Riesling)은 독일에서 재배되고 있는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의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가장 재배 면적이 큰 화이트 와인용 포도 품종입니다. 또한 전 세계 생산량의 약 60%가 독일에서 만들어집니다. 독일과 나란히 리슬링(Riesling)을 재배하고 있는 지역으로서 특히 유명한 것이 프랑스의 알자스(Alsace) 지방입니다. 15세기 말에 알자스(Alsace)에 이 포도 품종이 도입되어 19세기 후반부터는 본격적으로 재배되었습니다. 현재 오스트리아와 미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룩셈부르크 등에서도 재배되고 있는 품종입니다.

리슬링 탐구

1. 유래와 역사, 황금시대와 수난의 나날들

리슬링(Riesling)의 태어난 고향은 독일의 라인가우(Rheingau) 근처라고 추정하고 있습니다. 구에 블랑(Gouais Blanc) 품종과 바이저 휘니쉬(Weisser Heunisch)품종의 자손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구애 블랑(Gouais Blanc)은 샤르도네(Chardonnay), 가메이(Gamay), 푸르민트(Furmint)와도 부모와 자식 관계에 있어서 이 품종들과는 배다른 형제 사이가 됩니다. 16세기경에는 고품질의 와인으로 알자스(Alsace)에도 알려졌고, 19세기부터 20세기 전반에 독일 리슬링은 보르도와 부르고뉴와 함께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은 와인이 되었습니다.

제1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부터 1970년대에 걸쳐 독일의 달콤한 화이트 와인 스타일이 세계적으로 유행하기 시작했습니다. 와인 발효를 중간에 중단함으로써 잔당과 산도를 높여 맛의 균형을 잡는 것이 유행하게 되었고, 그래서 세계적으로 리슬링(Riesling)이라고 하면 달콤한 와인이라는 인식이 퍼지게 됩니다. 그러나 점차 달콤한 주정 강화 와인의 소비가 감소하고, 드라이 와인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면서 미국에서도 점차 드라이 와인이 유행하기 시작합니다. 이렇게 80년대부터 드라이 와인을 중심으로 시장 흐름이 바뀌어, 2000년까지 인기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았습니다. 단맛에서 드라이한 맛과 오프-드라이로 시장의 중심이 옮겨간 것입니다. 가볍고 달콤한 와인은 1990년대에 급격히 감소하다가 1990년대 후반부터 다시 인기가 되살아나게 됩니다.

2. 포도의 특징

리슬링(Riesling)은 싹이 늦게 트기 때문에 비교적 조숙하지만, 독일의 포도 품종 중에서는 완숙하는 품종에 속합니다. 늦게 수확했을 땐 열대 과일 향과 복숭아 풍미가 아주 진하게 발현되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적포도 품종인 피노 누아(Pinot noir)와 샤르도네(Chardonnay)보다 수확시기가 늦습니다. 대신 싹이 늦게 나기 때문에 늦은 서리에는 내성이 있다고 합니다. 추위에 매우 강한 것과 수율이 올라도 품질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 것이 강점입니다. 품질을 담보하는 수율은 평균적으로는 50~70hl/ha 정도라고 하며, 재배가 쉬운 평지에서는 수율이 100hl/ha를 넘는 것도 볼 수 있습니다. 냉랭한 지역에서만 재배된다는 인식이 있지만, 실은 생육 기간의 평균 기온은 13℃부터 17℃까지로 의외로 폭넓은 기후대에서 재배되고 있습니다.

리슬링(Riesling)은 덤불이 아담하고, 열매는 작고 둥글며, 옅은 녹색에서 황금색을 띠는 포도로, 완숙하면 붉은 갈색의 반점을 볼 수 있습니다. 추위에 강하고 차가운 기후를 선호하며, 물이 잘 흐르는 마른 토양에 적합합니다. 특히 북쪽의 추운 지역에서 훌륭한 품질의 포도가 나옵니다. 좀 더 따뜻한 기후에서도 재배는 가능하지만, 복잡함이나 우아한 맛과 같은 특징은 잃어버리게 됩니다.

3. 리슬링(Riesling)의 맛과 특징

리슬링(Riesling)은 산도가 높아서 제대로 된 숙성이 가능한 포도 품종으로, 드라이한 맛부터 늦게 수확한 포도로 만든 디저트 와인이나 아이스 와인 등의 단맛까지 다양하게 만들어져 왔습니다. 과일 향이 강하면서도 청량하고 맑은 느낌이 있어 섬세한 요리의 맛을 해치지도 않습니다. 날렵하고 깨끗한 산미와 미네랄 풍미로,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섬세한 인상을 줍니다. 재배 지역에 따라 맛이 달라지는데, 모젤(Moselle) 지역에서 자란 것은 우아하고 산도가 높고 감귤류 향이 강하며, 라인가우(Rheingau) 지역의 것은 풍부한 열대 과일 풍미가 느껴지고, 호주의 에덴 밸리(Eden Valley)의 것은 응축된 과실 풍미가 인상적입니다. 또, 알자스(Alsace) 지역의 석회암 토양에서 자란 것은 무게감이 있는 진중한 와인이 됩니다.

레몬이나 라임, 사과, 흰 복숭아 등 상쾌하고 신선한 풍미, 섬세한 과일의 향기와 아카시아, 수박, 보리수 등 식물의 향기, 자갈과 토양 등의 향이 느껴집니다. 완숙한 포도로 만들어진 와인에는 진한 복숭아와 파인애플의 향기도 엿볼 수 있습니다. 과일 맛이나 꽃의 향기보다 강한 미네랄이 두드러지며, 수년 숙성될 경우에는 석유나 가죽의 묵직한 풍미도 눈에 띄게 드러납니다. 최근에는 섬세한 맛을 살리기 위해, 알코올 도수가 낮은 것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또, 매우 달콤한 것일 경우에는 산화에 강하기 때문에, 개봉 후에도 1주일 정도는 신선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잘 어울리는 요리

해산물: 드라이한 리슬링(Riesling)은 산미가 확실하고 은은하게 짠맛이나 미네랄 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냄새가 적은 흰살생선과의 궁합이 좋습니다. 그 밖에는 생연어와 훈제 연어를 다듬어 레몬즙을 곁들인 것과 올리브 오일, 바질, 딜 등으로 드레싱 한 연어 타르타르에도 잘 어울리며, 또한 굴과 홍합, 새우와 조개, 갑각류 등의 해물과도 깔끔하게 어울립니다.

현지 요리: 후추의 매운맛과 베이컨의 맛, 훈제 요리, 감자 요리 등의 짠맛이 많은 독일 가정 요리에 깔끔하게 잘 어울립니다. 또한 알자스(Alsace) 지방의 향토 요리인 계란의 풍미와 베이컨의 맛, 치즈의 농후한 맛을 특징으로 하는 키쉬(Quiche), 양배추, 감자,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합친 슈크르트(choucroute)는 같은 향토 와인인 리슬링과 페어링했을 때 멋진 마리아주를 선사합니다.

디저트: 늦게 수확해 당도를 높인 와인은 새콤달콤한 레몬 타르트와 조화가 좋습니다. 레몬의 신맛에 와인의 달콤한 향기와, 기분 좋은 산미가 어우러져 호화스러운 한때를 즐길 수 있습니다. 푸른 사과와 감귤류의 향기와 같은 과일 풍미가 디저트와 조화롭게 어우러집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인기가 높은 리슬링(Riesling)은 독일의 떼루아(Terroir)가 그대로 반영된 아름다운 맛이 매력적입니다. 레스토랑에 가시게 된다면 깨끗하고 상쾌한 맛이 일품인 리슬링 와인 한 잔 주문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